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늦게 일어나서, 누군가의 전화가 온 것을 알았지만 가볍게 무시하고, 졸린 눈 비비며 세수하고, 밥을 먹고, 티비 앞에 늘어져서 연예인들의 잡답에 동조하며 낄낄 거리다가 오후에 약속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방으로 부랴부랴 들어와서 컴퓨터 전원을 누른다.(이부분이 개연성이 많이 떨어지지만 아무튼 난 그랬다.) 전화가 중간에 한 통 걸려왔지만 거짓말을 했다. 내 생각에 이런 관계는 참으로 좋지 않은 듯 한데. 제길. 어떻게 해결을 해야한담. 12월 24일. 대다수 사람들이 큰 의미를 두는 무엇인가에 대하여 나는 진심으로 초연할 수 있다. 능력이라면 능력이고 괴팍한 성격이라고 한다면 달리 할 말은 없다. 일주일 있으면 서른살이 되는데 마음 한구석에는 다시 20살이 되어서 내 길을 진지하게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구나. 이런걸 보고 철이 없다고 하는건가. 눈가리개를 한 채로 흐름에 밀려오다가 눈가리개와 얼굴 틈으로 주변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. 마음에 들지 않는 이편에 서서 강건너 저편의 세상을 동경하고만 있는 지금의 나는 용기가 부족한 걸까. 아니면 내 능력에 대한 의심이 들고 있는 걸까. 마감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 외근 나와서 피씨방에서 한숨쉬고 있는게 몇년 후에 어떤 결과로 다가올까. 내 삶에 영향을 끼치기는 할까. 지금의 스트레스풀 한 이 상황이. 어느것에도 확신이 없고 어느것에도 자신이 없다. 어느것에도. 어느사람에게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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